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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미 로비 자금' 7056만달러 세계 1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각국이 지출한 로비 금액 중 한국정부와 정부출연 기관이 쓴 돈이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정치자금 감시 전문 비영리기관 '책임정치센터(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가 최근 웹사이트(opensecrets.org)를 통해 발표한 '포린 로비 와치(Foreign Lobby Watch)' 데이터에서다. <표 참조> 이 데이터가 보고한 2017년 이후 로비 자금 집행 현황에 따르면 한국정부는 2017년 5196만7420달러를 로비 자금으로 사용해 이 기간 미국에서 로비를 실시한 전세계 133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또 2018년 7월까지도 220만7846달러를 더해 5417만5266달러로 1위를 유지했다. 한국의 비정부 기관이 지출한 로비자금 1639만2039달러를 합할 경우 한국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로비스트에게 지출한 전체 금액은 7056만7305달러에 이르러, 2위인 일본의 5165만3098달러를 훨씬 앞질렀다. 한국 정부가 로비에 사용한 돈은 3위인 아랍에미리트(2735만4725달러)의 약 3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 외에 트럼프 정부에 로비자금을 많이 쓴 나라는 이스라엘(2428만8581달러)·아일랜드(2348만2311달러)·중국(1944만8463달러) 순이었다. 이 데이터는 연방에이전트등록법(FARA)에 따라 로비스트로 공식 등록된 개인이나 기관을 통한 합법 로비·홍보 자금을 집계한 것이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각국의 로비 금액이 증가해 총 5억3467만4283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로비 업체를 고용한 외국 정부나 비정부 기관은 385곳에 이르고 로비 업체도 300곳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비스트로 등록된 사람은 1302명에 달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 때부터 노골적으로 보호무역 정책을 주장함에 따라 각국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로비에 총력전을 펼쳤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박기수 기자

2018-08-14

법원 로비에 권총 흘린 70대 판사 형사처벌 위기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시카고의 베테랑 판사가 '총기 반입 금지 구역'인 법원 내에서 권총을 휴대하고 실수로 바닥에 흘리기까지 하는 어처구니 없는 장면을 연출, 형사 처벌될 위기에 놓였다. 10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소재 일리노이 주 쿡 카운티 형사법원의 조지프 클랩스 판사(70)가 총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다음 주 법정 피고인석에 선다. 클랩스 판사는 지난 3일 법원 로비에서 실수로 권총을 떨어뜨리고 줍는 모습이 보안요원에게 포착돼 수사를 받았다. 형사사건 중범죄 재판을 주재해온 클랩스 판사는 이후 재판과 무관한 부서로 옮겨졌다. 쿡 카운티 보안관청이 10일 공개한 법원 폐쇄회로TV 동영상에는 사건 당일 클랩스 판사가 흰 와이셔츠 바람에 양복 재킷을 팔에 걸치고 로비를 가로질러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마주오던 두 여성과 엇갈릴 즈음 클랩스 판사의 재킷 주머니에서 은색 권총이 흘러나와 바닥에 떨어지고 판사는 반사적으로 권총을 주워 바지 주머니에 넣고 출입구로 향한다. 보안관청은 당시 권총이 장전된 상태였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 보안요원들은 당시 클랩스 판사를 즉각 수색하거나 억류하지 않았다. 보안관청은 "클랩스 판사가 총기를 보이지 않는 상태로 휴대할 수 있는 '총기 은닉 휴대' 라이선스를 갖고 있으나, 법원 내에서는 라이선스 소지자라 하더라도 무기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그를 B급 경범죄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클랩스 판사는 일리노이 주 쿡 카운티 검사를 거쳐 20여년간 판사로 재직했으며, 특히 최근 15년 동안 형사 재판을 주재했다. chicagor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 현

2018-07-11

'소다세 금지안' 상정 로비 의혹

소다 등 특정 음식물에 부과되는 세금을 금지하는 법안이 캘리포니아 주의회에 상정된 가운데 제리 브라운 주지사가 음료업계 중역들과 식사를 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7일 중가주 지역지 새크라멘토 비는 제리 브라운 주지사가 미국음료협회(ABA)의 케빈 킨 수석 부사장 펩시의 루페 드 라 크루즈 매니저 코카콜라의 낸시 리몬 디렉터 등과 사택에서 식사를 마친 뒤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최근 가주의회에서 소다세를 금지하는 법안이 상정된 것과 6월 2일에 있었던 식사가 연관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소다세는 설탕이 많이 든 탄산음료 등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음료들이 비만을 유발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기반해 2010년대 들어 많은 카운티와 시에서 시작됐다. 특히나 샌프란시스코와 버클리 등 북가주에서는 소다세를 부과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이번에 상정된 법안에 따르면 2030년까지 지방정부가 특정 음식물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금지된다. 여러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며 소다세 신설을 이끌어낸 정치 컨설턴트 래리 프라무톨라는 "사진은 이익집단이 정치에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사진이 논란이 되자 ABA 측은 성명서를 통해서 "소다세 금지에 대한 논의는 며칠 전에 시작됐을 뿐이며 식사는 법안과 전혀 상관이 없다"고 비판을 일축했다. 브라운 지사의 대변인인 에반 웨스트럽 또한 식사와 법안의 연관성을 부인했지만 식사 자리에서 어떤 내용들이 논의됐는지에 대해서는 밝히길 거부했다. 조원희 기자 cho.wonhee@koreadaily.com

2018-06-27

딜러 로비에 자동차세 개편 무산

조지아 주의회가 올해 정기회기에서도 2012년도 자동차세법 개편 합의안 도출에 실패함에 따라 자동차세를 둘러싼 난맥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중고자동차의 판매세 책정을 ‘북 밸류’가격에서 실제 판매 거래 가격으로 적용하는 주 하원 개정안이 정기회기 막판에 상원 재정 상임위원회에서 삭제되면서 채택이 좌절됐다. 이 배경에는 조지아에서 중고차 판매 거래량의 40%를 차지하는 신차 딜러들의 로비가 한 몫했다. 올해 주의회 정기회기에서는 지난 2012년 자동차세법의 불합리한 부분을 개정하려고 주상하원이 노력했지만 끝내 결과를 내지 못했다. 2012년 자동차세법은 매년 생일이 되는 달에 ‘생일세’로 불리면서 자동차 재산세로 납부해오던 방식을 폐지했다. 새 차이든 중고차이든 일단 구매되고 타이틀이 있으면 재산세를 낼 필요가 없게 됐다. 자동차 판매세와 타이틀 세금만 엄중하게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리스 차량이나 렌트 차량에 대한 재산세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으나, 지난해엔 조지아로 이사해온 새 주민에 대해 ‘조지아 환영세’로 차량에 대해 판매세 7% 대신 3%로 감면하는 법안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자동차 세법은 조지아에 신차 판매를 촉진시켜 새 자동차 판매 딜러들이 환영하는 법이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문제는 2012년 이후 구입 차량에 대해 자동차 재산세 폐지 법안이 적용되자, 자동차 소유주들에 대한 차별적인 세금 적용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데다, 재산세에 의존하는 지방정부의 세수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점이다. 조지아 주립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2012년 자동차세 개정법 실시 이후 조지아 카운티의 절반 이상이 세수 격감에 시달렸다. 조지아 카운티와 시당국 등 지방정부의 자동차 재산세 수입은 2012년도 8억1100만 달러에서 2016년도에 2억8000만 달러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재산세 부과대상인 2012년도 이전에 구입한 자동차가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주정부 판매세 수익이 증가하면서 2016년 10억 달러의 추가 세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지방정부가 자동차 타이틀 세금을 주정부와 나눠 갖지만, 금액과 분배율에서 지방정부의 빠져나간 자동차 재산세 구멍을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신문의 지적이다. 결국 2012년 자동차세법의 문제를 개정하려는 주의회의 이번 임기중 노력은 신차 판매 딜러의 강력한 로비에 부딪혀 물거품이 됐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노연두 기자

2018-04-04

[최선호 역사칼럼] 허가된 정치 브로커, 로비스트

야외에서 파티를 위해 고기를 굽다 보면 파리가 많이 꼬인다. 평소에 보이지 않던 파리가 어디에선가 순식간에 나타나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파리는 흔히 뭔가 썩은 곳에 꼬이는 것이 상식인데 부패하지 않은 신선한 고기를 굽는데도 파리들이 사정없이 몰려든다. 이런 면에서 보면, 인간 사회의 정치 권력도 굽는 고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부패한 권력이든 건전한 권력이든 가리지 않고 정치 브로커들이 설친다. 미국에서는 정치 브로커를 로비스트(Lobbyist)라고 부르고, 이들의 활동(Lobbying)을 공식적으로 인정한다. 미국에서는 현재 로비 행위가 합법적 활동이다. 이렇게 로비 활동이 합법적으로 자리를 잡기까지 미국 나름의 역사와 전통이 있다. 로비스트라는 말이 생기게 된 유래에 관해 몇 가지 설이 있는데, 미국판 유래설은 그랜트 대통령 시절에 생겼다고 알려져 있다. 이 설에 의하면, 그랜트 대통령은 담배 피우기를 무척 좋아했는데, 부인이 담배 냄새를 질색할 정도로 싫어해서 대통령은 저녁이면 백악관 바로 옆에 있는 윌라드 호텔(Willard Hotel)에 자주 머무르며 담배와 술을 즐겼다고 한다. 그러자 저녁때만 되면 관료들과 정치인들이 이 호텔로 모여 북적거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관료들과 정치인들에게 줄을 대기 위해 많은 사람이 호텔 로비에 긴 행렬을 이루었다. 이를 본 그랜트 대통령은 “저 로비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Lobbyist’라고 부르면 되겠다”라고 말한 데서 로비스트라는 말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1869년 시작한 그랜트 대통령 시절은 부패로 얼룩져 있는데,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부정부패를 일삼아서 생긴 폐해이기도 했지만, 남북전쟁 이후 미국의 산업이 혁명적으로 발전하면서 부패의 온상이 마련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후 정치 브로커들의 활동이 빈번하게 이루어져 정책 결정 과정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고, 또한 부정부패가 만연하는 폐단이 생겼다. 그러나 돈을 주고받는 뇌물 수수 행위는 불법으로 취급하여 처벌할 수 있었으나, 그냥 단순히 영향력만 행사하는 것으로 보이는 행위는 단속할 수 없었다. 어떤 학자들은 이렇게 로비스트들의 활동을 강하게 규제할 수 없는 근거는 미국 헌법의 규정 때문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즉, 수정헌법 1조에 있는 청원권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다. 수정헌법 1조의 내용 중 “국민의 불만을 바로잡기 위한 청원권을 제한하는 법률을 만들 수 없다”라는 구절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로비활동을 규제하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해 왔다고 한다. 이렇게 고삐 없이 행해지던 로비활동은 1938년에 처음으로 규제의 대상이 되었다. 미국내 이익단체를 위한 로비활동의 규제보다는 먼저 외국을 위한 로비활동의 규제 법이 먼저 만들어졌다. 이유는 소련, 독일, 이탈리아 등 파쇼 정권들이 미국내에서 로비활동을 적극 벌였기 때문이다. 1938년 외국로비스트 등록법(Foreign Agent Registration Act of 1938)을 만들어 파쇼 정권의 외국을 위한 로비활동을 막기 위한 법적장치를 마련했다. 그뒤 국내 이익단체를 위한 활동을 규제하기 위해 1946년 연방로비규제법(Federal Regulation of Lobbying Act)를 만들고,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아서 1995년에는 로비활동공개법(Lobbying Disclosure Act of 1995)를 만들어 모든 로비활동은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여 부정이 싹틀 여지를 없앴다. 이 법에 의하면, 모든 로비회사는 활동 내역을 전부 공개하고 6개월마다 정부에 그 내용를 보고해야 한다. 그렇다고 현재 모든 로비스트가 청렴하고 깨끗한 것만은 아니다. 지금도 로비활동은 ‘3B’에 의해 이루어 진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3B란 뇌물, 미인, 연회(Bribery, Beauty, Banquet) 세가지를 말한다. 남몰래 뇌물, 미인계, 향응이 오간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러지는 몰라도 거의 모든 로비스트들은 본인을 로비스트라고 하지 않고 컨설턴트라고 인쇄한 명함을 들고 다닌다. 한편 로비스트들이야말로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한다. 정치판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남보다 먼저 알고 있어야 상품 가치가 있는 로비스트가 된다는 말이다. 인맥과 오랜 경험이 관건인 셈이다. 그래서 전직 고위 관료, 국회의원, 의원 보좌관 등이 로비스트가 되는 데 유리하다고 한다. 경험이 적은 현직 국회의원이 거꾸로 유능한 로비스트를 찾아 도움을 청하는 경우도 있다. 현재 미국 로비스트 회사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자그마치 수 십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판돈이 많이 오가는 도박판과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기왕에 이렇게 로비스트 활동이 합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면, 로비스트를 이용해서라도 주어진 권익을 제대로 찾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한인사회도 로비스트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날이 곧 오지 않을까 싶다.

2018-03-19

"영어마을 조성 로비차 명품백 선물" 김윤옥에 가방 준 사람은 보석상 운영 이모씨

지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에게 명품백을 전달한 뉴욕의 사업가는 플러싱에서 M보석을 운영했던 이모(여.60)씨로, 영어마을 조성을 위한 로비 목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3월 12일자 A-1면> 당시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는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008년 5월 이씨로부터 '김 여사에게 3000만원 상당의 에르메스 가방을 전달했다. 지인인 주모씨와 함께 파주 영어마을과 같은 타운을 조성하고 싶었다'는 얘기를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가방을 전달한 시점은 이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선출이 유력했던 8월의 한나라당 경선 직전이었으며, 장소는 서울 롯데호텔 중식당 '도림'이었다. 가방과 함께 영어마을 사업계획서도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뉴욕의 성공회 신부인 김모씨가 동석했다. 김 여사는 그 해 10월 당시 통합민주당 송영길 의원이 사위가 선물한 명품 가방을 문제 삼자 이씨가 준 가방을 김 신부에게 돌려줬다. 이 관계자는 "이씨는 그러나 가방이 반환된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며, 김 여사로부터도 아무런 연락이 없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한국 언론에 가방을 전달한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돈을 요구했고 이 사실을 친이명박계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당시 내가 한국을 오가며 중재 역할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사건을 모르고 있었고 측근들이 어느 정도 돈을 주고 해결하려 했지만 액수 차이가 커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다 이씨가 한국에서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고, 경찰청 특수수사대가 이를 덮어주는 조건으로 가방 사건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는 현재 보석상을 그만두고 목회자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8-03-15

[권태형 칼럼] ‘로비’란 무엇인가

‘로비 운동’이 어떤 운동이냐고. 그건 올림픽에서 하는 운동도 아니고, 걸음걷기 같은 운동도 아니다. 대박을 낳는 운동이다. 돈을 많이 버는 운동이라고. 그렇다. 하지만 아무나 할 수있는 운동은 아니다. 국회의원이나 정치하는 사람들이 하는 운동이다. 로비는 의사당 복도를 말하고, 거기서 서성거리다가 투표하러 가는 의원을 잡고 어떤 법안에 찬성표나 반대표를 던져달라고 청탁하는 곳이다. 그렇게 로비운동이 시작 되었다. 로비는 법안의 통과나 저지를 위해 하는 운동을 말한다. 로비스트는 직업적으로 로비운동을 하는 사람이다. 로비스트를 고용하는 단체는 다양하다. 제약회사, 비영리단체, 노동조합 등 누구나 자기네에게 유리한 법안을 통과시키고 싶으면 로비스트를 고용할 수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선 국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게 국민의 기본 권리라고 본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국민은 정부에 탄원할 권리가 보장돼 있다. 로비운동이 일종의 탄원이라고 본다. 문제는 돈이다. 돈으로 의원들을 구어 삶는데 문제가 있다. 로비스트를 통해 의원들에게 가는 돈이 수백만, 수천만 달러나 된다. 의원으로 당선되자면 돈이 필요하다. 그러니 로비스트의 청을 들어줄 수밖에. 국가대계나 국민의 복지는 2차적인 문제다. 당선이 선결문제다. 돈이 없으면 의원이 되기 어렵다는 게 현실이다. 2012년 현재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자면 평균 1000만 달러 이상 써야 되고, 하원의원에 당선되자면 최소한 160만 달러가 든다. 돈이 있다고 아무나 의원을 찾아가 “여기 10만 달러가 있으니 그 법안에 찬성표를 던져주시요”라고 하진 못한다. 그건 불법이다. 그건 뇌물이 된다. 그러나 뇌물을 합법적으로 주는 방법이 있다. 그게 바로 로비운동이다. 연방의회 의원을 식당에 데리고 가 25달러짜리 점심을 사주면 그건 불법이다. 그러나 의원을 선거자금 모금파티에 데려가 25달러짜리 점심을 사주고 2만5000달러를 건너주는 건 합법이다. 웃기는 일이다. 로비스트가 쓰는 수는 무궁무궁하다. 가장 묘한 수는 선거자금 모금파티도 아니고, 유원지로 모시고 가는 방법도 아니다. 교묘하게 의원을 구어삶는 수가 있다. 물론 합법적인 수단이다. 의원 직을 떠난 후 모 회사에 수백만 달러 연봉으로 고용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수단이다. 이런 현상을 ‘회전문 현상’이라고 한다. 회전문은 동시에 나가고 들어올 수있는 문이다. 의원 직을 떠나는 동시에 로비스트가 된다는 뜻이다. 연방 상원의원 50%가 이직후 로비스트가 되고, 하원의원 42%가 이직후 로비스트가 된다. 이직후 로비스트가 된 의원은 봉급이 평균 1452%나 껑충 뛰어 오른다. 그렇게 돈을 많이 주겠다는데 그 회사의 청탁을 들어주지 않겠다는 의원은 드물다. 이것이 민주주의다. 일예로 민주당 하원의원 딕 겝하트는 이직 후 로비스트가 돼 2010년 한 해에 700만 달러를 벌었다. 공화당 하원의원 빌리 타우진은 이직후 제약회사 로비스트가 돼 2006년과 2010년 사이에 2000만 달러를 벌었다. 대박의 대박이다. 이런 사람들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좋아하는 건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을 의원으로 선출하는 미국 유권자들은 좀 이해하기 어렵다. 또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메디케어는 제약회사와 약값을 흥정할 수없다. 왜 그렇게 됐을까. 제약회사가 돈을 많이 써 로비운동으로 의원들을 구어 삶았기 때문이다. 덕택에 미국 노인들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을 사먹어야 된다. 이것이 민주주의이고 자본주의다. 민주주의가 공산주의나 제국주의보다 훨씬 더 낫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민주주의에도 폐단이 많다. 돈을 좋아하는 정치인들이 문제이기도 하지만 돈이 있어야만 정치인이 되고 지도자가 되는 선거제도가 더 큰 문제다. 이런 문제를 시정해 나가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 유권자의 의무가 아닌가 싶다.

2018-03-15

NRA, 워싱턴 정계에 전방위 '막강 로비'

전국에서 대형 총기사고가 잇따르면서 대표적인 총기소지 옹호단체인 전국총기협회(NRA·National Rifle Association)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NRA는 비난에도 총기옹호에 대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NRA가 이같이 버틸 수 있는 것은 정계를 대상으로 한 막강한 로비 덕분이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자료에 따르면 NRA로부터 한 번이라도 선거자금을 후원받은 적이 있는 연방의원은 307명에 달한다. 전체 의원 수 535명의 절반이 넘어가는 수치다. 1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받은 의원도 8명이나 있다. 지난 21일 CNN이 주최한 토론회에 나온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이중 한 명이다. 플로리다 총격 참사에서 살아남은 학생 캐머런 카스키가 NRA로부터 돈을 더 이상 받지 않을 것이냐고 묻자 그는 대답하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NRA로부터 101만2980달러나 받았기 때문이다. 반면 총기규제를 주장하는 단체들이 의회 로비에 쓰는 돈은 미미하다. NRA의 막강한 영향력을 막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총기규제 주장 단체들이 2018년 선거에 지불한 돈은 1만4360달러다. 반면 NRA를 포함한 총기규제 반대단체들은 59만181달러를 썼다. 무려 40배 차이다. 현직 의원들이 의정활동기간 동안 쓴 돈을 모두 합해 통계를 내봐도 차이는 크다. 총기규제 반대단체는 1267만5270달러를 썼지만 총기규제 주장단체들의 같은 기간 후원금은 57만123달러에 그쳤다. NRA 자금은 대부분 공화당 의원들에게 들어갔다. 현직 공화당에서 NRA로부터 후원을 받지 않은 의원은 6명에 불과하다. 반면 민주당 의원 중 NRA 후원금을 받은 의원은 캘리포니아 5지구의 마이크 톰슨 하원의원을 비롯해 24명 뿐이다. NRA의 위력은 선거후원이 아닌 다른 로비활동에서도 두드러진다. 2017년 연방정부 차원에서 NRA가 지출한 로비자금은 1000만 달러가 넘는다. 물론 다른 산업에 비하면 로비자금이 엄청난 규모는 아니다. 군수산업은 51억2600만 달러를 로비자금으로 지출했으며, 금융계는 무려 5억 달러를 넘게 썼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익단체가 얼마나 큰 로비 힘을 발휘하는지를 알기 위해선 반대 단체와 자금 차이를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총기규제를 원하는 단체들은 200만 달러가 조금 넘는 돈을 로비에 썼을 뿐이다. NRA는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고 총기규제 얘기가 나올 때마다 항상 확실하게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하고 법안을 막아냈다. 자금력의 차이를 보면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는 NRA의 로비 파워 때문에 총기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총기난사사건이 일어난 플로리다에서는 2016년 7월에도 비극적 사건이 있었다. 당시 올랜도 게이 클럽에서 오마르 마틴이 반자동 소총으로 49명을 죽이고 50명 이상 부상을 입혔다. 당시 사용된 무기 역시 반자동 소총 AR-15이었다. 많은 사람이 '살상 무기'에 반자동 소총은 반드시 규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NRA의 강력한 로비 힘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지난 밸런타인스데이에 니콜라스 크루즈가 17명을 죽이고 20명을 부상 입힌 총 또한 AR-15이었다.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총기규제 논의는 제자리 걸음이었고 결국 또 다른 비극이 이어졌다. 최근 델타 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이 NRA와의 제휴중단을 발표하는 등 총기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총기규제 주장 단체들이 NRA의 의회내 영향력을 이겨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NRA는 어떤 단체? NRA는 1871년에 설립됐다. 남북 전쟁 당시 북군이 남군에 비해 사격 실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총기 안전교육과 사격 훈련을 강화하는 취지에서 탄생했다. 1930년대부터 이들은 의회 총기관련 법안을 연구하는 등 로비활동을 펼쳤다. 로비활동 초기에는 총기규제를 위해 활동했지만 1977년 전당대회에서 투표를 통해 지도부가 바뀌면서 총기소지 옹호 단체로 탈바꿈했다. 이후 NRA는 성장을 거듭해서 현재 회원이 500만 명을 넘고 2016년 기준 1년 예산이 4억7590만 달러를 넘어서는 거대한 비영리 단체가 됐다. 조원희 기자 cho.wonhee@koreadaily.com

2018-02-27

의회 '다국적기업 로비 공개법' 추진

미국서 활동하는 다국적기업이 자사와 미국 정부 관리들 간의 접촉 내용을 공개토록 하는 법안이 연방 의회에서 추진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발의된 '외국영향공개법(Disclosing Foreign Influence Act)'의 입법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이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이었으나, 과거 친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집권당을 위한 로비 전력이 드러나면서 물러난 폴 매너포트 때문에 발의됐다. 매너포트가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해 작년 10월 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다음 날, 공화당의 척 그래슬리(아이오와) 상원의원과 마이크 존슨(루이지애나) 하원의원이 법안을 냈다. 매너포트가 로비스트로 활동하면서도 '외국대리인(foreign agent)'으로 등록하지 않은 게 문제가 됐기 때문에, 이런 허점을 차단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외국 정부의 소유이거나, 적어도 외국 정부의 영향권 하에 있는 다국적기업이 미국 정부에 로비하는 것을 감시하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 시행된다면 다국적기업의 누가 어떤 연방정부의 관리를 접촉했는지, 그런 다국적기업을 대행하는 로비스트나 기업은 누구인지 등이 상세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FT는 전했다. 외국 기업으로서는 민감한 '기밀'이 외부에 노출되는 불리한 법이어서 롤스로이스, 바이엘, 지멘스 등 대형 다국적기업들은 의회를 상대로 법안 수정을 유도하는 로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 자체에도 맹점이 있다. 다국적기업의 미국 법인이 고용한 미국인 직원이 '외국대리인'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한 무역 분야 관계자는 "캐나다 자동차부품 회사나 독일 식품회사에 고용된 미국인을 외국 정부의 요원으로 보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이 법안의 모태는 잘 알려지지 않은 미국의 1938년 제정 '외국대리인 등록법'이다. 그러나 다국적기업들은 발의된 내용대로 시행된다면 미국에서 경쟁력을 잃을 게 뻔하다고 반대하고 있다. 워싱턴DC 지사에서 일하는 한 유럽 기업의 간부는 "당신의 경쟁기업은 당신이 미국에서 하는 일을 유리알 속처럼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며 "결과가 끔찍하다"고 말했다.

2018-02-26

조지아주 평창 결의안, 일본 로비 뚫은 값진 성과

미국 50개주 중 처음으로 상·하원이 동시에 채택하고 주지사가 공식 선포한 조지아주 평창결의안이 일본의 반대 로비를 뚫은 값진 성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결의안 채택을 처음 기획하고 한인단체들과 더불어 주도해온 원코리아 미주위원회(회장 유인상)는 지난 29일 둘루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본의 막후 로비를 극복한 과정을 공개했다. 원코리아에 따르면 일본은 톰 테일러(공화·던우디) 주하원의원을 앞세워 ‘반한 정서’를 자극했다고 한다. 테일러 의원은 작년 6월 한인단체 주도로 미 동남부에 처음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 건립과정에서 집요하게 방해공작을 펼친 조지아 정계의 친일파 좌장격 인사다. 때마침 한일위안부 합의 갈등이 노정되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평창 개막식 불참설이 확산되면서 반한 정서 수위는 더욱 고조되고 있었다. 하지만 ‘정치와 스포츠를 결부시켜선 안 된다’는 한인단체의 논리에 공감한 상하원 의원들이 전략적으로 결의안을 상정한 뒤 236명의 동료의원들을 설득해 역사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주정부 및 의회와 소통을 전담한 앤디 김 원코리아 특보는 “페드로 마린 하원의원과 피케 마틴 상원의원이 꾸준히 설득하며 점차 우군들을 확보한 끝에 테일러 의원으로부터 ‘결의안을 지지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고 숨겨진 뒷이야기를 전했다. 유인상 회장은 “총영사 공석으로 한인단체가 잠시 주춤하던 사이 양제현 영사가 주정부, 한국 정부와 물밑 교섭 창구 역할을 맡아 이음새 역할을 했다”며 “결국 결의안이 채택된 것은 한인단체와 한국정부, 주청사의 삼박자가 잘 들어맞은 결과”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선언문이 낭독된 날은 아베 총리가 “평창에 가겠다”고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지 하루 만이다. 그래서 조지아주 평창결의안은 일본 정부가 한발 물러선 뒤 극적으로 타결된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허겸 기자

2018-01-30

아마존, 로비자금 3배 ‘껑충’

아마존이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세법 개정 및 드론 규제안 등 다양한 법과 관련해 1280만 달러를 로비 자금으로 소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운용된 로비 자금은 2016년과 비교해 17% 이상 증가했다. 구글은 지난해 1800만 달러를 사용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년대비 2%가 감소된 850만 달러를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마존은 워싱턴DC에 전자 상거래의 핵심 요소만 관련해 다소 작은 움직임을 보였으며 지난 2014년은 전국의 온라인 구매 관련 과세 체계를 장기간 안정화시키고자 470만 달러 운용에 그쳤다. 그러나 현재 아마존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비롯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등 대대적인 사업 확장을 활발하게 하게 됨에 따라 연방 기관 로비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요구됐다. 아마존이 지난 2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대적으로 하원의원을 비롯해 연방통신위원회(FCC)와 나사(NASA) 등 정책 관련 관계자들을 추가로 로비했다. 아마존 공공정책과 브라이언 휴즈먼 부회장은 “현재 전국에서 가장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기업 중 하나로서 보다 많은 워싱턴DC 관계자들과의 협력이 요구된다고 판단했다”면서 “우리 직원들과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기업의 뜻을 제대로 펼칠 수 있기 위해 더욱 연방 기관 관계자들과의 관계가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그간 몇 해 동안 성명서 등을 비롯해 공개적으로 회사 내부에 대한 이야기를 알리는 것을 꺼려왔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들에 대한 강경한 정책을 펼치며 무슬림 나라 출신 이민자들의 입국을 거부하는 등의 사태가 벌어지자 로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다. 아마존과 같은 경우 특히 자사의 온라인 기술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핵심 테크 기술자나 개발자들 중 이민자 출신이 많다. 또한 지난 8월 홀푸드 인수로 인해 오프라인 마켓 사업 등에도 앞으로 다양한 정책적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다.

201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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